우리 땅에 살아갈 후손들을 위한 고려 승려 일연의 이야기 선물
기발한 상상이 더해져 더욱 흥미로운 옛이야기 잔치
『삼국유사』는 고려 시대의 승려 일연이 쓴 책으로 우리 민족의 역사와 설화가 실려 있다. 일연이 책을 쓸 당시 고려는 몽골의 침입으로 나라가 위태롭던 때였다. 일연은 전쟁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강한 군대와 무기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지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몽골과 다른 민족임을 알아야 우리를 지킬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일연은 오랜 시간 모아 온 자료들을 정리하여 『삼국유사』를 완성했다. 『삼국유사』에는 우리 민족의 신화와 역사 이야기를 통해 이 땅에서 살아갈 후손들에게 우리 민족의 자부심을 심어 주고자 했던 일연의 마음이 담겨 있다. 『삼국유사-건국 신화 편』에서 나라를 세운 위대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만나 봤다면, 『삼국유사-이야기 편』에서는 신비로운 왕들과 기이한 백성들의 이야기 10편을 만날 수 있다.
『삼국유사-이야기 편』은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새롭게 재탄생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삼국유사』를 읽은 독자들은 익히 알던 이야기와 조금 다르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바로 작가의 과감한 창작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작가는 기존의 『삼국유사』 이야기를 토대로 멋진 상상을 펼쳐 보인다. 아름다운 바닷속 세상, 댓잎 병사들이 무예를 겨루는 환상적인 숲속, 비형의 기괴한 친구들이 노니는 황천 언덕 등은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배경들을 토대로 작가가 창조해 낸 공간이다. 그뿐만 아니라 작가는 새로운 인물을 창조하기도 했다. 『선덕 여왕과 신라의 세 가지 보물』에서 고구려와 백제의 첩자들, 『백제 무왕과 선화 공주』의 탐욕스러운 여섯 명의 신하, 『경문왕의 비밀』에서 복두장이 아내 등이 모두 원전에는 없는 인물들이다. 이런 인물들이 있어서 이야기들은 실감 나는 현재 진행형이 된다. 또 새로 창조된 인물들은 우리가 이야기에 쉽게 공감하도록 돕는다. 『삼국유사-이야기 편』에서 새로운 이야기하기, 즉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것은 『삼국유사』가 다양한 이야기들의 보물 창고이기 때문이다.